얼마전 TV방송 '풀하우스'에 출연해 결혼생활에 얽혀있는 사연을 이야기한 고민정 아나운서가 화제였다. 돈벌이와는 거리가 먼 시인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남자와 결혼한 고민정 아나운서는 자신의 월급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고 아나운서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말하며 가정이 먼저이고 아이에게 충실하고자 한다고 했다. 하나의 사람을 만드는 일이 돈을 만드는 일 보다 가치있다는 것이다. 본인의 친구들은 하나쯤 다 가지고 있을 명품백 하나도 없고 마음에 드는 옷을 사는데에도 심사숙고한다는 그녀는 '물질에 끌려다니지 말자.'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방송 후반에 밝힌 사연은 참 숭고하기 마저 했다. 대학시절 만난 11살 연상 남편은 그녀가 대학 3학년 일때 강직성척추염을 앓게 되었다. 차츰 척추가 굳어져 결국 거동 조차 어려워지는 희귀병이다. 하지만 고 아나운서는 남편과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그의 아픔마저 감싸안고 결혼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감사하며 살고 있다. 그 어린 나이에 무섭지 않았을까. 어떻게 그런 용기를 얻었을까.
사랑이 시작되는 초반에는 모든 것을 초월하게 만드는 힘이 샘솟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감정이 앞선 행동이기에 지속력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누구나 궁금해 할 것이다. 대체 무엇이 그녀에게 이토록 강한 힘을 갖게 만들었을까. 후회하는 순간도 있었을 것인데.. 패널로 앉아있는 이들에게서도 역시나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고 아나운서는 담담하게 말했다. '존경할 수 있는 남자라서.' 라고.
돈많은 남자, 잘생긴 남자는 많지만 존경이란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남자는 많지 않다고.
아나운서는 사회 지도층에 속하는 선망의 직업이다. 본인이 원하고 그럴 작정만 한다면 얼마든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고민정 아나운서는 좋은 조건을 다 투자하며 남들이 보기에 고행이라 여기는 길을 스스로 택했다. 어리석다, 바보다 말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본인이 추구하는 확고한 삶의 가치를 가지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사람의 오롯한 행복을.
방송이 나간 후 수많은 글이 언론을 통해 배포되었다. 그 중 다수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무능한 남편을 뒷바라지 하는 가엾은 아내 내지는 소녀가장의 구도를 만들어 대중의 동정심을 자극했다.
그러자 고민정 아나운서는 최근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돈을 벌고자 아나운서를 하는 것이 아니듯 남편도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남편의 경제활동을 반대한 것은 본인이다. 자신을 빛나게 하려고 빛나지 않는 역할을 해온 남편이 본인 때문에 무책임한 남편이 되어버린 것 같아 가슴아프다. 남편은 꿈이 없던 자신에게 아나운서라는 길을 제시해 주었고 헌신적인 도움을 주었다. 아무 그림도 그려져 있지 않던 백지 위에 지금의 자신을 그려준 사람'
이라고 그녀는 블로그에 적었다.
사랑이다. 투명한 한줄기 빛처럼 아름다운.
회계업무 보듯 계산기 두드리며 자신의 값어치와 상대의 값어치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는 요즘의 세태속에 청명한 바람이 얼굴에 불어 닥칠 때 느껴지는 그런 상쾌함을 전해주는 모습이다.
반려자란 그런 것이다. 보다 온전한 사람이 되도록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 주는 사람말이다. 그녀의 모습과 글을 보면서 설핏 들었던 가엾음이 모두 사라졌다. 이 사람들은 정말 행복하다. 영혼이 사랑으로 충만한 만족속에서 살아가는 진짜 부자인 사람들이다.
이 부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나를 볼 때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이 부부를 자세히 보면 누구나 그런 생각이 들것이다. '서로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과 온전한 결합을 하고 싶다.'
고민정 아나운서와 남편 조기영 시인. 앞으로도 지금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세상속에 굳게 서서 사람들 가슴에 무엇인가를 남기길. 행복하길 응원한다.
<사진 : 고민정 블로그>
'좋은 남편은?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 내 아들은 이 사람처럼 컷으면 좋겠다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 - 고민정 블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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