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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산책

소니 서비스 이용 후기 - 만족도? 글쎄~!

 

 

 

이용 후기 소니 서비스

 

 

 

 

카메라가 고장났다. 손에 든 짐이 많아 가방을 고쳐 메던 도중 카메라 가방에서 카메라가 빠져 떨어진 것이다. 카메라 가방의 잠금장치를 잠그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떨어뜨린 직후 이상하게 마음이 평온했다. 큰 충격 앞에선 사람이 오히려 침착해지는 그런 건가. 뭐 그리 큰 고장은 나지 않았겠지 싶기도 했다.

 

차에 돌아와 외관을 살피니 큰 이상은 없어보였다. 렌즈도 깨지지 않았고, 카메라 본체도 별 탈은 없어보였다. 헌데, 전원을 켜보니 lcd 창에 에러 메시지가 깜빡인다. 검색해보니 손떨림 방지 센서 고장이다. 내 카메라 a57은 손떨림 방지 장치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고장난 것이다. 전원을 끌 때 동작하는 센서 먼지떨이도 작동하지 않는다. 전화로 a/s를 접수했다. 서울에 있는 센터에서만 수리가 가능한 고장인지라 택배로 서울에 올려 보냈다.

 

택배를 보낸 다음 날 전화가 왔다. 강남 a/s 센터 접수 여직원인 듯했다. 고장 내역을 물어보기에 사실대로 말해줬다. 떨어뜨렸는데 손떨림 방지 장치가 고장난 것 같다고. 담당 기사가 배정되면 다시 전화 하겠지만, 현재 접수 물량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전화통화 후 도착한 안내 문자에는 주말 제외 3~5일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되어있었다.

 

다음날 점심밥을 먹고 있는데 강남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담당 기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3~5일 걸린다더니 연락이 빨리왔네? 남자일거라 생각했는데 여자 as기사였다. 아무래도 기계는 남자가 다룰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보니 약간 의외였다. 고장 부위를 설명해준다. 예상대로 손떨림 방지 센서 고장이다. 그런데. 그런~. 수리비가 139000원이라고 한다. 많이 나와야 5만원 정도일거라 생각했기에 매우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수리를 결정해도 부품이 없어서 즉시 수리는 안 된단다. 근데, 135천원도 아니고 14만원도 아니고 139천원이라, 이제 a/s 비용도 9자 놀이를 하나보다. 일단 다시 전화 주기로 하고 통화를 끝냈다.

 

고민 됐다. a57 새 제품가격이 36만원선인데. 수리비가 139000원 이라니. 거의 절반 가격 아닌가. 이거 고쳐야 되나 말아야되나. 사실 손떨림 방지 에러가 있어도 촬영 자체가 불가능 하지는 않다. 사진의 질이 떨어질 뿐이지. 차라리 고치지 말고 그냥 돈 더 보태서 윗단계 모델을 질러버릴까. 하지만 침착해지기로 했다. 지금 돈을 더 들여 새 카메라를 살만큼 재정적 여유가 있지 않다. 좋은 카메라를 산다고 사진에 새로운 열정이 생길리도 없고. 중고가라도 제대로 받으려면 고쳐서 파는 게 낫다는 인터넷 글들도 보인다. 139000원에 이만한 카메라를 구할 수도 없을 테니까. 고치기로 결정했다.

 

강남센터에 전화를 했다. 230분까지 점심시간이란다. 240분쯤 다시 전화를 했다. 수리비 139000원중 9000원은 떼줄 수 없냐 했다. 안된다고 한다. 부품 값이 그렇게 책정 되어 있어서 어쩔 수가 없다고 한다. 예상대로인 교과서적 답변이었다. 안되는게 어딨나, 의지가 없으니 안하는 거지. 어쨌든 뭐 할 수 없지. 의지를 갖게 할 만한 채찍이나 당근이 없으니. 대신 나 민감한 사람이니 신경써서 꼼꼼히 봐달라 요청했다. 알았다고 대답하는데 목소리에 살짝 띠꺼움이 묻어난다. 이 띠꺼움은 무슨 의미일까. 기술에 대한 자부심일까 까다로운 고객에 대한 불쾌함의 표시일까. 담당기사의 서비스 마인드가 다소 떨어지는건 아닌지 초큼 불안했다.

 

수리 완료는 월요일에 되고, 수리비 결제가 완료되면 발송한다고 한다. 결제 방법을 물어보니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카드결제를 진행하면 착불 택배비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결제는 소니 홈페이지에서 카드결제를 하기로 하고 통화를 끝냈다. , 그러고 보니 깜빡한게 있어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펌웨어 업그레이드와 수리내역서를 추가로 요청했다. 수리내역서는 나중에 중고거래를 할 때 필요할 것이었다.

 

수리 완료 예정일이 되었는데 수리가 끝났다는 연락이 없다. 다른 문제가 있는 건가 싶어 전화를 해보니 수리가 끝났단다. 끝났으면 먼저 연락을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당황스러웠다. 지금 수리비를 결제하면 오늘 발송이 되냐 물으니 마감이 끝나서 익일 발송된다고 한다. . 몇시간만 일찍 연락을 줬어도 하루 빨리 받아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그래도 죄송하다 하니 그냥 넘어갔다.

 

택배로 수리된 카메라가 도착했다. 긴장된 마음으로 풀어봤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건 수리내역서. 근데 토너가 없었는지 아니면 다른 문제인지 글자가 희끄무레 하다. . 동네 구멍 가게도 아니고 글로벌 기업 소니가 디테일이 좀 떨어지는군. 교체한 부품, 점검 내역, 펌웨어 업그레이드, 현재까지 촬영한 컷 수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이제는 카메라 테스트. 고장 났던 부분은 깨끗이 수리되었다. 손떨림 센서 오류도 사라졌고, 센서 먼지떨이 기능도 정상 작동한다. 이번에는 포커스와 화질.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초점이 맞는다. 헌데 원거리 촬영을 할 경우에 엉뚱한 곳에 초점이 맞는 경우가 종종 생기며, 수리 전과 비교할 때 선예도가 많이 떨어졌다. 이걸 우짜나. 일단 고민이다. 그 외 클리닝이나 펌웨어 업그레이드는 원하는데로 마무리 되었다. lcd모니터와 뷰파인더에 끼어있던 먼지나 기름기도 제거되어 상쾌하다.

 

 

a/s를 마친 후 결과를 종합해본다.

 

- 친절함

딱히 친절한 느낌은 못 받았고 그냥 고장난 물건 고친 수준이다.

a/s 란게 사실 기분상한 고객의 마음을 달래주는 기술이 필요한 것인데, 소니는 그 점에서 많이 부족했다. 기대를 해서 그런지 실망이 있었다. 

 

- 기술력

고장난 부품을 교체하고, 조정하면 끝나는 간단한 수리였다. 고장부위에 대한 문제 해결은 완료되었다.

 

- 전반적으로는 만족, 10점 만점에 7점. 

 

 

a/s를 받으면서 아쉬웠던 점을 정리해본다.

 

1. 택배 접수 시 고장 현황, 부품교체를 고객이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

 

직접 방문을 할 경우 a/s 기사는 제품을 분해한 후 고객에게 고장난 부위를 직접 보여주며 납득 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한다. 고객은 직접 눈으로 고장 부위를 확인하기에 보다 신뢰하게 되고 정당한 수리비를 지불했다고 믿게 된다.

 

하지만 택배 수리를 맡길 경우 그런 확인이 불가능하다. 특정 부품이 고장 났다고 하는데 정말 고장 난건지, 교체했다고 하는데 정말 교체한건지 아니면 수리해서 다시 붙여놓은 것인지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택배를 통한 a/s접수시 수리 장면을 촬영해 고객에게 전송해주는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a/s 과정에 보다 신뢰가 갈 것이다.

 

기사가 사기꾼도 아니고 a/s 맡겼으면 그 정도는 믿어야지 뭘 그리 까다롭게 구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과 고객은 믿음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다. 계약과 돈으로 맺어진 관계지. 상대방에게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먼저 제시하는 것은 계약과 돈으로 맺어진 관계에서의 기본적 예의다.

 

회사도 수리비를 결제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제품을 먼저 발송하지 않는다. 혹시 물건 받아 놓고 수리비 결제하지 않으면 어쩌나 싶으니까. 이는 고객을 믿지 못한다는 말이 된다. 같은 차원으로, 고객도 회사가 양심적으로 수리할 것을 어떻게 믿겠나. 고객의 불안을 해소시키고 믿음을 주는 것은 회사의 능력이다.

 

2. 수리 완료 후 연락 부재.

 

자신의 업무가 완료되면 이를 기다리는 대상에게 결과를 전달하는 것은 당연히 이루어져야하는 업무 절차이다. 제품 수리가 완료되면 고객에게 결과를 설명하는 것은 a/s 기사의 의무다. 하지만 이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아 고객이 다시 전화를 하게 만들었으며, 하루 늦게 물건을 받게 되었다.

 

3. 명료하게 인쇄되지 않은 수리내역서.

 

문서는 작성자의 성의를 그대로 보여준다. 깨끗하게 인쇄된 문서는 이를 받아 읽을 사람에 대한 배려이자 예의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소니가 제공한 읽기 힘들게 인쇄된 희끄무레한 수리내역서는 그 점에 대한 섬세한 살핌이 부족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