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엄밀히 따지자면 에세이도 여러 종류로 나뉜다지만 일반적으로 수필이라는 의미로 통한다. 한 사람을 깊이 알 수 있게 해주는 그런 글 말이다. 지식과 주장을 논리라는 도구를 이용해 담은 글이 아닌, 자신의 생활과 생각 속에서 느끼고 깨달은 바를 형식없이 적어내린 글에는 그 사람 본연의 모습이 담겨있다.
항상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완벽해 보이는 사람. 그 사람의 내면을 탐험한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그 사람도 나와 같은 고민과 아픔,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대상에 대한 사랑을 더욱 깊게 하고 한편으로는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주기도 한다. 이지애 아나운서의 에세이 역시 그럴까?
▲ 「퐁당」- 이지애
감성에세이?
이지애 감성에세이. 감성에세이라는 소개말이 붙어있다. 에세이라면 수필이고, 생활속에서 겪은 일과 떠오른 생각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적은 글인데, 감성에세이라면 뭘까 싶다. 감성코드가 하나의 유행이 된 탓에 마케팅 도구로 사용된 것도 이유겠지만, 자신이 느낀바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쓰여진 문체가 감성에세이란 소개말이 붙게 만든 이유인 듯 싶다.
「퐁당」은 작가가 어딘가의 잡지에 연재했던 글과 일기를 모아 엮었다고 하는데, 작가는 이런 유형의 글을 많이 써본듯 아주 부드럽게 읽힌다. 쓸데없는 서론 대신 곧바로 자신의 경험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문장으로 글을 시작한다. 말하고 싶은 요소들을 담은 경험담을 친구에게 얘기하 듯 적어내리며 생동감을 준다. 끝에 앞서 언급한 경험담의 핵심 요소를 되짚으며 자기 생각의 정리, 혹은 여운을 던지는 한마디로 글을 매듭짓는다. 낮은 조도의 조명에 푹신한 1인용의자.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앉아 편안하고 사심없이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
인간 이지애
그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친구들과의 갈등, 부모님과 있었던 기쁜일, 가슴아픈일. 연애를 통해 겪었던 감정 변화. 일상속에서 느끼는 고민과 어려움. 가만히 보면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게 하나 없다. 다만, 일상을 대하는 자세와 그 속에서 얻어낸 깨달음이 '이지애 다움'을 느끼게 만든다.
▲ 책 속 이지애 아나운서 사진
방송을 통해 보이는 아름답고 완벽한 모습. 하지만 그런 모습을 뒤에는 부족함을 느끼고 상처받기도 하고 고민도 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써왔다는 사실. 그 노력을 공감토록 하는 따뜻하고 호감가는 문체가 작가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사랑스러운 사람.
대중의 인기를 끄는 사람은 크게 두가지 부류다. 존경받거나, 사랑받거나. 존경에는 질투와 넘어서야 할 대상이란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때문에 존경의 이유를 더럽히는 실수를 저지를 경우 순식간에 추락한다. 존경받는 사람은 고독하다.
하지만 사랑에는 보살핌, 감싸안음, 응원의 의미가 담겨있다. 사랑하는 대상의 허물을 보면 안타까움에 사랑이 깊어지고, 아름다움을 보면 만족감에 사랑이 깊어진다. 사랑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지애 아나운서는 사랑스럽다. 단단하지만 모난 곳 없고, 어디에든 잘 어우러지는 그녀의 모습은 적을 사지 않는다. 만나는 사람에게 맞추어 얼마든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킨다는 그녀는 사랑받는 것의 유익과 어려움, 방법을 잘 알고 그 요령을 삶 속에 녹여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지애 다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일반 사람과 똑같은 어려움과 고민 속에서 사랑스러운 모습을 간직해낸 그녀의 속 모습을 알고 싶다면, 그리고 행복한 사람과 이야기 할때 즐거워지는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면,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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