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로젝트 시리즈의 서막.
알고보면 더 재미있을 것.
왜 싸웠고 왜 화해한걸까?
“사자랑 호랑이랑 싸우면 누가 이겨?“
어릴 적 부모님께 한번쯤 여쭈어봤을 질문이다.
아마 다들 그랬지 않을까 싶다.
강자와 강자의 대결.
복싱의 타이틀 매치, 경쟁 기업간의 숨겨진 스토리, 라이벌을 대결 시키는 예능 포맷 등등.
최강의 위치에 있는 자들의 대결에 대한 원초적 호기심은 인간의 본성인가보다.
그럼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면 어떻게 될까??
「배트맨 vs. 슈퍼맨」은 태생적으로 흥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영화였다.
둘은 왜 싸우게 되었나?
가장 먼저 궁금해 하는 질문이다. 그리고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맨오브스틸」에서 부터 시작된다.
「배트맨 vs. 슈퍼맨」은 「맨오브스틸」의 뒷이야기를 다루는 것이므로 선행학습을 추천한다.
크립톤 행성인들의 침략을 막아내기 위해 슈퍼맨은 총사령관인 조드 장군과 결전을 벌이는데
그 과정에서 메트로폴리스가 박살이 나게 된다.
옆동네인 고담시티에 살고 있던 브루스 웨인은 메트로폴리스에 금융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헌데 슈퍼맨과 조드의 무지막지한 싸움에 그 금융회사 건물이 나자빠지게 되고
그 결과 브루스 웨인은 자신의 직원들이 희생당하게 되는 비극 앞에 고통한다.
브루스 웨인은 이때 슈퍼맨 처단을 결심한다. 이유는 2가지.
1. 자기 직원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기 때문에.
2. 무지막지한 그 강함이 악의 편에 서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고담 시티에서 선한자들의 변심을 수없이 봐왔던 브루스 웨인이었기에
절대적인 강함, 그리고 그 강함에 의한 피해를 목도한 후 불안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하지만 슈퍼맨은 배트맨과 싸울 이유가 전혀 없었다.
솔직히 신급인 슈퍼맨 입장에서 손가락으로 눌러죽이면 그만인
배트맨과 싸움을 벌일 필요조차 없는 것 아닌가.
▲ 눈썹과 눈의 거리가 가까운 렉스 루터.
여기에 둘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인물 등장한다.
렉스 루터.
천재적인 악당으로, 단순한 선천적 강함 때문에 영웅이 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슈퍼맨을
질투하고, 그가 가진 파괴력이 언젠가 인류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 주장하며 슈퍼맨 제거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DC코믹스의 내용을 보면 그는 단순히 이기적인 욕망 때문에 악당이 된 것이 아니다.
" 그의 강함은 인간을 나약한 존재로 만든다. "
렉스 루터의 이 말이 슈퍼맨에 대한 그의 시각을 대표한다. 나름 철학있는 악당인 셈.
▲ 구원받은 이들에게 슈퍼맨은 신이나 마찬가지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싸움은 렉스 루터가 기획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메트로폴리스에서 희생된 브루스 웨인의 직원을 사칭하여
브루스 웨인에게 슈퍼맨에 대한 분노를 키우도록 유도하고
대 슈퍼맨 전을 준비하도록 했으며, 사실상 그에게 크립토나이트를 구해서 제공한다.
그 후 렉스루터는 슈퍼맨의 어머니를 납치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살리고 싶다면 배트맨의 목을 따오라고 명령하고
결국 배트맨 vs. 슈퍼맨의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사회 생활 할 때도 항상 이간질을 조심하자.)
렉스 루터, 배트맨, 슈퍼맨 이 삼각 구도를 이해해야 싸움이 벌어진 이유를 납득할 수 있다.
사실「배트맨 vs. 슈퍼맨」은 이어질 시리즈에 등장할 진짜 렉스 루터의 데뷔작이라 봐야 할 것 같다.
둘은 왜 화해했나?
" 우리 엄마랑 이름이 같네? 친하게 지내자. "
영화 한줄 평에 자주 등장하는 댓글이다. 이야기의 개연성 부족을 비꼬는 댓글인데,
이건 심리적인 부분이라 사람마다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브루스 웨인은 어린 시절 자신의 눈앞에서 부모님이 살해되는 것을 목격했다.
특히 어머니는 자신을 보호하다가 죽음을 맞게 되는데
마지막 순간 마주친 어머니의 눈빛은 브루스 웨인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는다.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의 삶을 택한 계기 역시 그 사건이 결정적이었던 것이다.
▲ 부모님의 묘를 찾은 브루스 웨인. 웨인가의 합동 납골당인 듯. 고급스럽네요.
헌데 슈퍼맨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던 순간 슈퍼맨의 입에서 뜻밖의 이름이 나오는데,
" 마사, 내가 안가면 마사가 죽게 되. "
브루스 웨인 어머니의 이름도 마사 였다.
브루스 웨인의 사고 전반과 무의식 깊숙이 존재하던 '마사'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배트맨은 전율하며, 슈퍼맨에게 그 이름의 의미를 묻게 된다.
또한 당시 상황은 렉스 루터가 만들어 낸 괴물이 난동을 피우고 있는 터라
슈퍼맨의 힘이 꼭 필요한 순간이었다.
슈퍼맨에게 괴물 진압을 맡기고, 배트맨 자신이 직접 '마사'를 구하러 간다.
'나를 믿어라. 마사는 오늘 죽지 않는다.' 라면서.
마사와의 만남과 그녀를 구출함으로 배트맨은 그 동안 자신을 괴롭혀왔던 트라우마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진게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 화해의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외 감상 포인트
1. 원더우먼이 나온다.
21세기 들어서는 출연하는 영화가 없었고, 그덕에 과거의 유명세를 잃은 영웅캐릭터인데
새롭게 디자인된 모습이 색달랐다. 원더우먼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제작된다고 한다.
▲ 그리스 여신 아테나를 연상시키는 의상으로 리뉴얼된 완다우먼.
2. 이어질 시리즈의 예고.
원더우먼 외에도, 렉스 루터의 본격적인 등장이 예고된다.
과거에도 악당으로 등장한 영화가 있었지만(슈퍼맨 리턴즈) 렉스 루터의 참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원작 만화에서는 잔챙이 악당이 아닌 슈퍼맨의 숙적으로 등장한다.
초인적인 힘을 무기로 하는 슈퍼맨에게 인간의 무기(과학, 조직, 자금 등)으로 대항하는 악당의 구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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