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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산책

맛집이던 예향식당.. 이대로라면..






광주광역시에는 오래전부터 맛집이던 예향식당이란 곳이 있다. 

광주세무서 앞에 있는 백반집인데 남도 음식답게 놀랄만큼 많은 반찬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맛집을 검색해서 2017년 쯤 이었을까. 1인에 7천원일 때 친구와 가서 먹어보고는 80점 정도 점수를 줬다. 

맛집이란 말에 기대치가 커서 그랬지만, 그냥 한끼를 한다 생각하면 90점 이상 줄수 있는 괜찮은 밥집이었다. 


헌데 올 12월 (2018년 12월) 재방문 한 결과 맛집 한곳을 잃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혼자서 시내에 나갔다가 밥시간이 되어 오랫만에 들렀는데..

메뉴판에 적인 백반 가격이 무려 1인에 9,000원!

맛은 있었다. 나오는 반찬 가짓수나 양도 예전과 다를게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이왕온거..(다음에는 안오더라도) 구천원은 잊고 그냥 먹자~ 하고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그런데.. 다 먹고 계산하려 하니 뜬금없는 소리를 하시는데..


“1인은 10,000원 이에요."


백반을 만원 내고 먹어보신 분?

서울 분들 좀 물어봅시다. 거기 서울에 만원짜리 백반 있소?

메뉴판에 '1인상은 만원입니다.' 라고 적어만 놨어도 뒤통수 맞은 기분은 들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그걸 보는 순간 그냥 안 먹고 나갔겠지만..


예향식당은 카운터에 계신 여사장님이 무뚝뚝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 모습 마저 싸고 푸짐한 식단에 가려져 겉으론 무뚝뚝해도 속은 따뜻한 시골 인심처럼 느껴졌었는데..

메뉴판에 언급도 없던 추가 요금까지 더해 1인상에 10,000원을 결제하려고 보니

이제는 그 무뚝뚝함이, 장사가 좀 되니 목에 힘주는 갑질로 보일 지경이었다. 

어디까지나 그 상황속에서 느낀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종종 가곤 하는 돈까스 뷔페인 '돈페'가 평일 저녁 1인에 10,900원인데..

굴비와 보쌈이 나오는 수림정의 점심특선이 1인에 10,000원인데..

과연 만원 내고 누가 이 백반을 먹을까 싶었다. 


분명 과거에는 세무서 직원을 상대로 장사하는 저렴한 밥집이었을 텐데,

고급화 전략을 쓰는 것인가? 

그렇다면 일반 백반보다 조금 비싼 8천원 정도가 적당한 가격이었을 텐데..

예향식당 백반은 한정식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한데 가격은 한정식에 육박하니 

한정식이라고 먹기엔 질이 좀 떨어지고, 백반이라고 먹기엔 너무 비싸고.. 

포지션이 애매해졌다. 


과연 이 상태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그간 쌓은 명성이 이 애매함을 상쇄할 만큼 대단할지,

혹은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이 백반을 9천원, 만원을 주고도 먹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지.

앞으로 예향식당 운영의 결과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