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로렌스.
올리비아 문.
구타당하는 아포칼립스.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의 완결편 「엑스맨:아포칼립스」. 영화 소개 매체에서 '프리퀄 프리퀄' 하는데 이게 무슨 소린지 찾아보니 '전사(前史)를 다룬 속편'이란 뜻이다. 쉽게 말해 원작의 과거 시점 이야기를 다룬 후속작이라는 뜻이다. 프리퀄이 언제부터 대중적인 단어로 통용되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설명없이 사용될 경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뜬금없는 단어다.
여튼, 엑스맨 원작의 '프리퀄' 완결편 아포칼립스다. 너무도 잘 알려진 개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최초의 돌연변이이자 신으로 군림하며 세상을 지배하던 아포칼립스. 수천년전 반대자들에 의해 봉인상태에 빠졌던 그가 20세기에 봉인에서 깨어난다. 자신의 수하로 삼을 '포 호스맨(four horseman)'을 발탁하여 이들을 이용해 다시금 세계정복에 나선다. 그리고 이에 맞서는 엑스맨 진영과 결전이 펼쳐진다.
아포칼립스 그는 누구인가?
아포칼립스의 본명은 '엔 사바 누르'다. 이집트 느낌이 드는 뭔가 신선한 이름이다. 그는 타인의 몸에 자신의 정신 혹은 영혼을 옮겨 심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 능력을 사용해 다른 돌연변이(초능력자)의 능력을 흡수하며 강력한 존재가 되었다. 어떻게 해서 그런 능력이 생긴것인지 영화 내에서는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참조글 링크)
아포칼립스가 포호스맨을 자신의 추총자로 만드는 방법이 기존의 악당들과 다르다. 그는 자신이 택한 돌연변이가 가진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준다. 해당 돌연변이는 힘에 의한 쾌감을 통해 신세계를 경험한다. 이후 아포칼립스를 경외하고 복종하게 된다. 마치 차원이 다른 힘, 신성함으로 신이 인간을 굴복시키듯이 아포칼립스는 자신의 수하들을 굴복시킨다. 정신조종이나 공동 목표 동맹 혹은 약점 이용 같은 '인간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신감과 거대한 존재감이 엿보인다. 하지만 힘을 보여주고 은혜를 베풀면 자신을 경외하고 복종할 것이란 순진한 믿음 덕에 아포칼립스는 영화 후반 발등을 찍히고 어이없이 패배한다.
악당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 법. 영화에서 아포칼립스가 세계정복을 하려는 이유는 돌연변이에 의한 세계지배다. 이를 통해 그가 사욕을 채우려는 것인지 평화를 이루려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분명한 점은 봉인에서 풀려난 이후 그가 느낀 감정은 실망이라는 것이다. 수천년이 지난 후 깨어나서 보게 된 돌연변이의 지배를 거스른 인간들이 이룩한 세상은 부조리하고 자기 파괴적이다. “나를 배반한 결과가 고작 이것인가?” 아포칼립스는 인간에 의한 세계지배를 종식시키고, 세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든다.
세상을 다시 시작한다. 어찌보면 참 속시원한 이야기다. 영화 속의 인류에게는 재앙이지만 관객입장에서는 일부분 아포칼립스를 응원(?)하기도 했다. 확고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는 존재에 의한 재정립이라는 개념 혹은 욕구는 인류 본연의 것일지도 모른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대홍수와 종말론, 힌두교에서 말하는 시바신에 의한 파괴와 재건, 엉커버린 실타래를 풀기보다 칼로 썰어버린 알렉산더의 일화 등등. '리셋'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간단하고 통쾌한 방법임에는 분명하다. '역사 속에서 인류의 종국은 파멸인가 아니면 더나음을 향한 이보전진 일보후퇴의 반복인가'에 대해 이야기 해볼만한 포인트가 될 듯하다.
흥미거리와 아쉬움
원작과 프리퀄작 사이에 모순되는 시간선이나 인물관계 등에 대한 지적이 많다. 제작진은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서 역사가 바뀐 결과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졌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고자 하는 듯하다. '스캇'이나 '울버린'의 등장 과정도 기존과 전혀 다르고 '미스틱'과 '매그니토'의 삶도 원작과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엑스맨 후속작은 새로운 세계를 무대로 만들어지게 될 것인가? 어떤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지 기대된다.
원작에서 자비에 교수는 대머리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대머리였을리는 없는데 왜 대머리가 되었을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뭐 유전적 탈모일 수도 있고, 스트레스나 세균성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그냥 헤어스타일이겠지 하고 넘겼는데, 「아포칼립스」에서 자비에 교수가 대머리가 된 이유가 밝혀진다. 이런 심오한 연결이 있었을 줄이야, 하지만 직접 보면 살짝 웃기다.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도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CIA 요원인 '모이라' 역의 '로즈 번'은 성숙한 여성미를 보여주고, '미스틱'역 '제니퍼 로렌스'의 매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또 '진 그레이' 역에 산사 스타크가 출연한다. 진을 보면서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싶은 사람들이 꽤 있었을 텐데, 「왕좌의게임」에서 '산사 스타크'로 열연하고 있는 '소피 터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사일록'이 활약에 비해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녀의 과감한 하이레그 의상이 뭇 남성들의 집중력을 극대화 시킬 것이다.
▲ 사일록 (올리비아 문)
“와 사일옥이 진짜!!!!! 와!!! 진짜!!!!” - 사일록을 보고 흥분한 한 네티즌의 「엑스맨:아포칼립스」 한줄평
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이들의 액션이 충분히 표현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포 호스맨'들은 설정상 경호원이기 때문에 아포칼립스를 쭐래쭐래 따라다니며 그의 옆에 폼잡고 서있는 시간이 길었다. 심지어 대사도 몇마디 없다. 영화 막바지에 가서 아포칼립스와 엑스맨 간에 격돌(격돌보다 다툼에 가까움)이 벌어지는데 이 때 전체 출연진의 활약을 볼 수 있지만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못하다.
아포칼립스 자체가 워낙 강력한 상대이기 때문에 사실 그 힘을 제대로 표현하고자 했다면 밸런스 있는 싸움 묘사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포칼립스의 능력을 다소 경감 시켜버리니 전투 장면에서 살짝 김빠진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자비에와의 정신 대결에 대한 묘사의 비중이 컸기 때문에 쫀쫀하게 액션이 자리잡을 공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퀵 실버'가 홀로 아포칼립스의 면상에 주먹을 몇대 날리기는 하지만 곧 제압되어 팔다리가 꺾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역시 아포칼립스의 최후 일텐데, 그는 매그니토, 스톰, 프로페서, 스캇, 진 그레이에게 집단 구타를 당한다. 특히 이 장면에서 결정타를 가하는 진 그레이의 모습이 강렬하다. 공중으로 떠올라 불사조가 날개를 펼진 것 같은 후광을 배경에 두고 “끼에에에엑” 하는 비명을 지르며 아포칼립스를 인수분해 해버리는데, 아포칼립스의 힐링팩터(초고속치유능력)에 의해 재생과 소멸이 반복되다가 결국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 장면은 「엑스맨:최후의전쟁」에서 진과 울버린이 대치 했던 모습을 연상시키는데 당시 울버린은 진의 공격을 이겨 냈었다.
그 외
「엑스맨:아포칼립스」는 시리즈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이것 한편만 보아서는 재미를 느끼기 힘들 수 있다. 사전 지식 없이는 제대로 이해 되지 않는 장면이나 멘트들이 몰입을 방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서두에 말했듯 '프리퀄'의 의미를 몰라 문장을 이해하지 못할 때 느꼈던 당혹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고 할까. 그냥 영화를 본다는 느낌이라면 상관없지만 재미있게 보고 싶다면 엑스맨 시리즈 개요라도 미리 봐두는게 도움 될 것이다.
얼마 전 봤던 「어벤져스:시빌워」 에서 쿠키영상 한개를 놓친 기억 때문에 상영관에 불이 켜질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5분 가량 앤딩크레딧이 올라간 뒤에 쿠키영상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후속편 예고 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을 적으면 영화보는 재미 한가지가 줄어드는 것이니 적지 않겠다. 뭐 자세한 내용이라고 할만한 것도 없지만...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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