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그에 대한 관심과 여론. 애도인가, 흥미인가.
비극이 일어났다. 신문, TV, 인터넷. 각종 여론은 연일 그 비극을 다루고 있다. 블로그, 트위터, 포털사이트 게시물에도 관련된 주제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에게 닥친 비극에 대해 슬픔을 공유하는 것은 인간이 보이는 당연한 모습이다.
하지만 간혹 그들이 보이는 행동이 과연 슬픔에만 근거한 것인가 의문을 갖게 하는 모습도 보인다.
대중의 관심을 붙잡아 두기 위한 언론의 노력은 눈물 겹다. 세월호와 타이타닉을 비교하고, 침몰원인을 3D영상으로 구성하고, 에어포켓이니 플로팅도크니 하는 생소한 용어들이 등장한다. 세월호의 스펙, 리모델링 전후 비교. 선박 전문가 인터뷰, 구조전문가 인터뷰. 심지어는 희생자를 소개하며 감정을 자극하기도 한다.
모여앉은 자리에서는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정보를 가지고 어느덧 해양사고 전문가가 되어버린 이들이 구조방법에 대한 토론을 한다. 어떤 이는 결혼을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는 둥, 다른이는 비행기를 타서 사고를 면했다는 둥. 대체 어디서 들었는지 알 수 조차 없는 이야기를 마치 영화 관람 후기를 말하듯 이야기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사고를 안타까워하고 사고가 발생한 이유와 해결책에 관심을 갖는 것이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거북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 이사람들 지금 슬퍼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마치 재난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이 비극을 하나의 이벤트로 즐기고 있는 것인가.'
각종 전문가 인터뷰가, 세월호 스펙이, 사고과정 재구성이, 구조 방법 논의가 지금 우리에게, 일상 생활을 계속 하고 있을수 밖에 없는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정작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은 사람이 죽었다는 것이고, 그 때문에 슬퍼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이고, 사고 수습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과연 나는 지금의 이 비극을 어떤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는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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