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거리

사회인으로서의 미숙함을 드러내는 말 - '원래'

 

 

 

자신이 알지 못하는 내역의 세금이 부과되어, 민원인이 구청을 방문했다.

 

 

 

이런 항목의 세금이 부과되었는데, 이게 뭡니까?”

아 그거 원래 내셔야 되는 겁니다.“

~ 원래 내야되는 거였군요. 감사합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위와같은 대화가 성립되리라 생각할 수 있을까?

천만에, 민원인은 제대로 된 설명을 요구하거나, 지금 장난하냐며 불쾌함을 드러낼 것이다.

 

'원래'의 사전적인 의미는 이렇다.

명사 : 사물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

부사 : 처음부터 또는 근본부터

 

, 논란의 여지가 없는 진리일 경우, 대화 당사자간 알고 있는 사실, 정보가 동일할 때 혹은 사실 여부의 확인이 중요치 않은 개인적인 대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용어인 것이다.

 

특히, 업무 관계에 있어서 누군가 알지 못하는 사항에 대해 질문을 던졌을 때, 그에 대한 답변으로 '원래'를 사용하는 것은 절대로 옳지 못하다. 이는 자신의 업무능력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다.

 

'원래 그래요.' 라고 대답하는 것이 업무능력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그렇다. 누군가로부터 자신의 업무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경우, 업무 담당자라면 정확한 규정, 절차, 시행 이유, 그로인해 얻는 효과를 설명해 낼 수 있어야 한다. 헌데, 그와 같은 설명을 해낼 능력이나 의지가 없으니 반사적으로 내뱉는 말이 '원래'인 것이다. 그러니 원래 그래요 라고 말하는 사람의 업무 능력 부족을 의심해 볼만 하지 않은가.

 

업무에 대한 구체적 배경을 모르는 이가 던지는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에 '원래 그래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1. 사물을 자기 중심적으로 보는 사람이며

  - 자기 입장에서는 '원래' 지만, 타인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이해치 못한다.

2.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며

  - 업무 시스템에 있어서 원래란 없다. 이유와 목적이 있기에 생성된 것이 업무 시스템이기에.

3. 자신이 하는 업무에 대해 타인에게 설명할 능력이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원래'가 튀어 나오는 것은 사고방식 자체가 설명에 부적합하게 구성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질문을 듣는 순간 요지를 파악하고 근거와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는 사람은 절대 원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오너 입장에서는 매우 답답한 경우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능력이 없는 이는 업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매뉴얼화 시킬 수가 없다. 또한 후임을 가르칠

    그릇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대답하는 것이 옳을까? 위에 든 예의 경우라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과세 규정에 000라는 것이 있습니다. 민원인께서는 0000의 조건으로 인해서 이 과세 대상자에 해당되시네요. 그래서 000 만큼의 금액이 부과되신 것입니다.'

 

이는 비단 민원인 응대나, 진지한 질문일 경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회사내에서 가볍게 오가는 질문 속에서도 적용되는 사항이다.

'이 칸에 이 내용은 왜 적는 거죠?' 와 같은 사소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할 경우에도 말이다.

 

혹시 일상 생활이 아닌, 업무관계로 발생하는 대화에서 '원래'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스스로 자신의 업무에 대해 얼마만큼 전문적인지 심각하게 자문해 볼 일이다. 설명이 귀찮다면 차라리 모른다고 하라. 지식이 짧은 사람이 되는 것이 미숙한 대답을 함으로 스스로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훨씬 나으니까.